면접 장소에 종이뭉치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아무도 이를 줍지 않았는데 한 사람만이 이를 발견하고 주웠다. 그러자 면접관이 종이를 펼쳐보라고 얘기했다. 종이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우리 회사에 입사한 것을 환영합니다.” 몇 년 후 종이뭉치를 주웠던 지원자는 사장이 되었다.


1961년 4월 12일, 구 소련의 우주비행사 가가린은 4.75톤의 보스토크 1호를 타고 89분간 우주를 비행하여 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가 되었다. 당시 그는 19명의 지원자와 경합을 벌였는데 선발요인은 뭔지 아는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신발을 신은 채 우주선에 올랐는데 그 만은 신발을 벗고 우주선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별 것 아닌 것 같은 세심함이 사실은 개인과 조직의 성패를 좌우한다.


우리는 늘 2%가 부족해 일을 그르친다. 크게 일을 잘 벌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마무리가 약하고 그런 사소한 것 때문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저우언라이는 아주 세심한 사람이다. 그는 언제나 비서와 수행원들에게 세부적인 일까지 최대한 신경을 쓰도록 했다. 그가 가장 싫어한 말은 대충, 아마, 그럴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그는 외국 손님과의 만찬에 앞서 자주 주방을 찾아 늘 국수 한 그릇을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궁금했던 주방장이 이유를 물어보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귀한 손님을 불러놓고 내가 배고프면 어떡하나. 먹는 데만 급급할 것 아닌가.” 이런 세심함이 중국 외교를 승리로 이끌었던 것이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큰 일을 할 수 있다” 저우언라이의 말이다.


사업도 대범함 만으로는 안 된다. 이런 세심함이 필수 조건이다. 대만 제일의 갑부 왕융칭 포모사 회장이 그렇다. 그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쌀 가게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위치도 안 좋았고, 경쟁도 심했다. 당시는 길에서 도정을 했기 때문에 쌀에 돌이 무척 많았다. 그는 두 동생을 동원해 이 물질을 일일이 골라낸 후 판매했다. 또 노인들이 주로 쌀을 사러 왔는데 운반이 문제였다. 왕융칭은 직접 쌀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좋은 쌀을 편하게 살 수 있으니 당연히 가게는 손님으로 북적이게 되었다. 그는 배달 과정을 활용해 손님을 파악했다. 그 집의 쌀독 크기는 어떤지, 식구는 몇 명인지, 식사량이 어느 정도인지, 언제쯤 쌀이 떨어질 것인지… 그리고 그 때가 되면 미리 알아서 배달을 했다. 사업이 크게 확장된 후에도 그의 세심함은 계속된다. 그의 말이다. “나는 거시적인 부분에도 관심을 가지지만, 세부적인 관리에 더 심혈을 기울입니다. 세부적인 것을 연구하고 개선하여 2명이 할 일을 1명이 할 수 있으면 생산력이 2배가 늘어나는 셈이고, 한 사람이 2대의 기계를 작동할 수 있다면 생산력이 4배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요리의 지존 중국에서 토종기업 룽화지가 KFC에 밀린 이유도 디테일에서 뒤지기 때문이다. 룽화지는 KFC가 가는 곳이면 룽화지도 간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선전포고를 했다. 처음에는 제법 선전을 했는데 어느 순간 무너지기 시작해 사업 6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룽화지를 만든 신야그룹의 분석결과이다. “경쟁에서 제품은 전제 조건일 뿐이다. 실제는 관리기술에서 승패가 결정된다. KFC의 경쟁력은 제품을 둘러싼 엄격한 관리제도에 있다. CHAMPS 라는 1등 전략은 Cleanliness, Hospitality, Accuracy, Maintenance, Product quality, Speed인데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이고 세계 어느 매장에서나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원료입고, 제품생산, 서비스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엄격한 품질기준을 적용한다. 양념의 배합비율, 야채와 육류의 써는 순서와 크기, 조리시간, 청소 순서와 과정을 일일이 규범화하고 계량화했다. 닭도 부화된 지 7주된 것만을 사용한다. 고객의 주문과 교환요구, 결제, 고객배웅,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대처요령까지 표준화하여 교육을 실시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실천하지 못했다. 위생상태와 서비스 질도 떨어졌다. 고객이 보는 앞에서 파리채로 파리를 잡고, 볶음밥과 프라이드 치킨도 뚜껑을 덮지 않은 채 진열대에 놓고 팔았다. 우리는 관리에서 그들에게 진 것이다.”


디테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노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물고기를 요리하듯 해야 한다. 양념과 불의 세기가 적당해야 한다. 초조한 마음에 물고기를 자주 뒤집으면 살이 모두 부서지고 만다. 세심함과 신중함이 필수적이다.”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로 손꼽히는 독일의 미스반 데어 로에도 비슷하다. “신은 언제나 디테일 속에 있다. 아무리 거대한 규모의 설계라도 디테일한 부분이 잘못되면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 원자바오 총리도 비슷하다. “중국에는 13억의 인구가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문제라도 13억을 곱하면 아주 커다란 문제가 됩니다.”


어려웠던 벽산 건설을 일으켜 세운 김재우 부회장의 좌우명은 착안대국, 착수소국이다. (着眼大局, 着手小局) 크게 보고 일을 시작하지만, 디테일에도 신경을 쓰라는 얘기이다. 멋진 비전만으로는 꿈을 이룰 수 없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없이 세세한 일을 생각하고 챙길 줄 알아야 한다. 아니 그것이 비전보다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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