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시대] 오프라인 멘토들
대학마다 각계 리더 초청하고 선후배 연결해 취업 지도
대학
2003년 숙명여대가 시작… 5년 만에 급속 전파
취업 멘토링 특히 활발… 교수들도 멘토로 나서
국내 대학 중 가장 먼저 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한 곳은 숙명여대다. 2003년부터 시작된 숙명여대 멘토링 프로그램은 각계 각층의 리더들을 초빙, 특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단순히 강의를 듣는 데서 벗어나 자신이 희망하는 분야의 리더를 직접 만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얻는다.
현재 대학에서 이뤄지는 멘토링 프로그램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대학생이 직접 멘토로 활동하며 선후배나 중고생을 돌보는 경우가 하나, 학과 교수나 사회로 진출한 선배 등을 멘토로 삼아 대학 생활과 취업 준비에 관련한 도움을 받는 경우가 또 다른 하나다. 연세대의 튜터링 시스템이 전자의 전형적 사례라면 숙명여대의 멘토링 프로그램은 후자를 대표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외에도 많은 대학이 다양한 방식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서강대는 ‘서강 커리어 멘토링’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증권사·언론사·법조계·공기업 등 인기 직종에 종사하는 선배들이 재학생 후배의 멘토가 돼 오프라인 미팅이나 실적 평가 등을 통해 책임지고 취업을 돕는다. 연세대 역시 취업 멘토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입사 2년차 미만 직장인 선배와 재학생 후배를 1 대 1로 연결해주고 각 분야에서 성공한 선배를 초청해 특강도 연다. 멘토로 활동 중인 이 학교 동문 권형석씨(광고대행사 ‘엑스파일’ 대표)는 “취업과 학점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후배들에게 사회 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주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가은씨(연세대 영문학과 2년)는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선배의 경험과 노하우, 고충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나도 사회에 진출하면 멘토가 돼 후배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이 중고생 후배를 위한 멘토로 활약하는 대학 중 눈에 띄는 곳은 부산대다. 부산대는 지난 3월 7일 부산시교육청과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의 ‘방과후학교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관내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 아래 시행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오리엔테이션 등을 거쳐 선발된 150명의 부산대생이 멘토로, 교육청 산하 64개교 신청자 534명 중 최종 선발된 중고생 491명이 멘티로 각각 나섰다. 멘토링 범위가 넓다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특징. 국어·영어·수학 등 기초 학습뿐 아니라 체육, 음악, 미술 등 특기 적성 지도까지 아우른다.
교수들이 멘토로 나선 대학도 있다. 세종대는 2005년부터 ‘마이 스폰서’라는 교수·학생 간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 역시 지난 3월 “대학 교육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이번 학기부터 ‘전공지도 학점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전공지도 학점제란 교수와 재학생을 1 대 1로 연결해 학과 공부와 대학 생활 전반에 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 이를 위해 고려대는 교수 전원을 투입해 재학생의 멘토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와 자치단체
교육부, 대학생에 경비 지원하고 봉사학점 인정
송파구는 ‘멘토를 위한 멘토’인 펠로우제 운영
멘토링 프로그램은 대학뿐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2007년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시작한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명칭을 ‘방과후학교 운영 계획’으로 바꿔 관련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멘토 연수 등 소정의 절차를 거쳐 멘토로 선정된 대학생이 인근 지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강의나 상담 등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멘토링 일지 작성 등을 통해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 교육부는 한 달에 20만원 가량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교대나 사범대 재학생의 경우 봉사학점을 인정하는 등 다방면으로 대학생 멘토를 지원하고 있다.
반응도 좋은 편이다. 교육부가 2006년 멘토링 사업 성과를 자체 조사한 결과, 멘티로 참여한 학생 중 약 60%의 성적이 향상됐다. 특히 초등생의 43%와 중학생의 39%는 20점 이상의 높은 성적 상승폭을 보였다. 인성 발달이나 학교생활 적응도 부문에서도 멘토링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의 70% 이상이 심리사회성 발달검사와 학교생활 변화에 대한 평가에서 멘토링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근엔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들도 멘토링 프로그램에 뛰어들었다. 이 경우 자체 기준에 따라 멘티와 멘토를 선발,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부산대와 연계해 멘토링 프로그램을 출범시킨 부산시교육청이 대표적 예. 창원시도 지난 4월 1일 저소득층 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지원 프로그램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시작했다. 창원시의 경우 멘토가 학습 지도와 상담을 맡는 것은 물론, 월 1회 가량 멘티와 함께 전시회나 공연 등 문화생활을 함께하며 ‘문화 도우미’ 역할까지 맡는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서울 송파구청이 운영하는 대학생 멘토링 봉사단에서는 ‘펠로우(fellow)’ 제도가 눈에 띈다. 펠로우란 멘토에 대한 상담과 조언을 맡는 사람을 일컫는 말. 주로 전문직 종사자나 퇴직자인 이들은 멘토가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말하자면 ‘멘토의 멘토’인 셈이다.
문제는 없나
받아들일 준비 안된 경우엔 성과 의문
“재정 기반 너무 취약… 기본적 지원은 해줘야”
그러나 모든 멘토링 프로그램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멘토 자격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멘티의 자세. “좋은 취지에 공감해 무료 봉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멘티들이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연세대에서 취업 멘토로 활동했던 권형석씨는 “멘토링 도중 말도 없이 하차하는 멘티가 있는가 하면 기본 예절조차 지키지 않아 멘토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멘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멘토링을 준비하기 위해 멘토가 소정의 교육을 받는 것처럼 멘티에게도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적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학생 멘토로 활동했던 김세라씨는 “자원봉사 개념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멘토 활동을 하며 종종 금전적 어려움에 부딪혔다”며 “멘토링 프로그램이 보다 활성화되려면 개별 프로그램별로 충분한 재정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
/ 임혜진 인턴기자·서강대 철학과 2년
'HYCU > 멘토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멘토시대] 오프라인 멘토들 (0) | 2008/04/30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