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가정의 모습은 다양하다. 행복한 가정에는 공통점이 많다. 많은 기업을 다니다 보면 본능적으로 이 조직은 잘 될 것 같다, 그렇지 않다는 것이 느껴진다. 재무제표를 보지 않아도 그 조직의 미래가 그려지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일류조직과 삼류조직의 차이 몇 가지를 살펴본다.
일류조직은 행동의 중심에 고객이 있다. 의사결정을 할 때 이것이 고객을 위한 것인지가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삼류조직은 고객의 눈치보다는 상사 눈치를 많이 본다. 의사결정을 할 때 고객보다는 이 일을 상사가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따진다. 고객은 그 다음이다. 생각이 행동을 좌우한다. 무언가를 의식하는 사람과 눈에 보이는 게 없는 사람은 행동에 차이가 크다. 부인과 자녀를 고객으로 생각하는 사람과 시종처럼 부려야 할 존재로 아는 사람은 행동이 다르다.
세상에서 가장 대책이 없는 사람은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무소불위로 행동하는 사람이다.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는 사람이다. 잘 나가는 모 투자은행은 그것을 잘 지키고 있다. 높은 사람이 전화를 하고 갑자기 찾아와도 고객과 얘기를 나누고 있으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조직이 고객보다는 윗사람 비위 맞추는데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 윗사람 눈치 보느라 할 말을 제대로 못하고, 상사 얘기를 듣느라 고객을 기다리게 하고, 차기 제품을 정할 때 고객 소리보다 상사의 소리가 크게 반영되고… 이런 곳에서 높은 사람으로 근무하는 것이 폼은 난다. 하지만 즐길 날은 길지 않다.
일류조직은 사람이 중심에 있다. People Focus 조직이다. 사람이 중심에 있는 조직을 만든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배우자 마음 하나 살피는 것도 쉽지 않은데 수많은 부하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조직에서 높은 사람 노릇하기는 쉽지 않다. 페덱스가 피플 포커스의 대표적 조직이다. 여기에는 이를 보장하는 좋은 제도들이 있다. 일정 시간과 비용을 부하직원을 위해 써야 하고, 가능한 내부에서 승진을 시킨다. 주기적으로 상사와 회사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여 부족한 점을 개선해야 하는 SFA (survey-feedback-action)란 제도도 있다. 공정한 대우를 못 받는다고 생각하는 경우 위에 호소하면 공청회 비슷한 것을 열어 거기에 대해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GFTP (guaranteed fair treatment program)란 제도도 배울 만 하다.
직급이 높은 사람은 무대 위에 있는 배우와 같다. 객석에 있는 부하들은 일년 365일 상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핀다. 당신 행동을 관찰하고 말과 행동 사이에 갭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은 상사의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순간적으로 알아차린다. 상사는 일년을 같이 있어도 부하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부하는 일주일만 같이 일해도 상사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파악한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부하직원을 두려워해야 한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반성해야 한다. 말을 줄이고 직원의 말을 듣는데 시간을 써야 한다. 내가 얼마나 잘 났는지를 떠드는 대신 부하직원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 “백성은 물과 같다.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때로는 배를 뒤집기도 한다.”는 말을 늘 기억해야 한다.
일류조직은 기본에 충실하고 계속 변화한다. 사람에게 포커스 한다는 것이 그들의 눈치만 살피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존중하되 할 말은 하고 야단칠 것은 야단치고 지켜야 할 것은 지키게 해야 한다. 회의시간에 늦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런 나쁜 버릇이 습관이 되면 가장 큰 피해자는 본인이기 때문이다. 오자 탈자로 범벅이 된 보고서에 사인을 해서도 안 된다. 현장에 가보지 않고 대충 쓴 리포트를 간과해서도 안 된다.
건강한 긴장감이 있을 때 개인이나 조직은 발전한다.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청결하고 정리정돈을 잘 하는 것, 약속시간을 칼같이 지키고 하기로 한 것은 반드시 하는 것, 무뚝뚝한 직원을 개선시키는 것, 구태의연하게 일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방식을 요구하는 것,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게 만드는 것… 이런 것이 상사가 할 일이다.
일류조직은 팀워크가 끈끈하다. 같은 가족이고 공동체란 의식이 강하다. 한 번 목표를 정하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뚫고 나간다. 삼류조직은 콩가루집안이다. 이기적 이고 서로에게 아무 애정이나 끈끈함이 없다. 늘 조직을 떠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당연히 이직률이 높다. 팀워크를 높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가능한 밥을 많이 먹는 것이다. 사람은 밥을 먹을 때 친해진다. 애들이 아버지보다는 엄마와 친한 이유도 밥을 해주고 같이 먹기 때문이다. 문제 가정은 각자 따로 밥을 먹는다. 아예 밥 먹을 기회를 만들지 않는다. 밥을 먹으면 뭐라도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괴롭기 때문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유에서든 구성원들이 따로 밥을 먹고 상사와 직원들이 밥을 같이 먹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골병이 들고 있다고 봐야 한다. 상사와 밥을 먹으려 하지 않고 회식을 한다 해도 여러 이유를 대면서 빠진다면 그 조직은 조직으로서 생명을 다한 것이다. 밥을 같이 먹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당신의 리더십을 알고 싶은가? 갑작스레 회식을 제안해보라. 선약을 취소하고 환호성을 지르면서 기쁜 마음으로 따른다면 건강한 조직이다. 만약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빠진다면 리더십은 위기에 처해 있다. 오래 전에 잡은 회식에도 빠진다면 당신은 이미 리더가 아니다.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리더십은 거대한 얘기가 아니다. 삶에서 묻어나야 한다. 서로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애정이 깊어져야 한다. 당신은 지금 부하직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가? 부하직원은 당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이 등장하면 파티분위기가 되는가, 아니면 좋았던 분위기가 썰렁해지는가? 당신의 리더십을 점검하라.
한근태 대표 kthan@ass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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