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 1시가 넘어 잠이 들었는데도 일요일 아침 7시에 잠이 깬다.
요즘 들어 자주 이런 경험을 했더니 이젠 새삼스럽지 않다.
더 잠을 청할 것인가, 아니면 일어나서 무언가를 할 것인가를 잠깐 고민했다.
일단 더 잠을 청하는 것은 왠지 양심에 가책이 들어서 그냥 일어난 김에
무엇이든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무엇을 할 것인가가 문제.
문득 오랫동안 생각해온 단독 산행, 말이 산행이지 서울 근처 낮은 산에
한번 다녀오겠다던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도봉산, 수락산은 예전에 다녀왔기에 최근에 자주 들어왔던 불암산으로 결정,
잠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는 바로 씻고 출발했다.
차에 올라 불암산을 찾았지만 딱히 불암산으로 검색하는 것은 네비의 한계인
것인지...
대략 서울 안의 주소지를 선택했다. '불암산 정암사 코스'라고 등록되어 있는
길로 차를 달린다.
길치에 방향치인 내게 네비는 절대적인 존재, 다행이 내가 한번 다녀왔던
길로 안내하는 것을 보며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09. 7.26(일) 08시 30분
그렇게 30여분을 달려간 불암산 정암사 앞,
행정구역상으로 는 노원구 상계동 쪽인듯 싶다.
산에 오르기 전에 담배 하나를 꺼내 물고는 내가 한번도 오르지 않았던 산에
대한 가벼운 두려움을 달래본다.
배낭을 메고 한발 한발 길을 재촉한다.
산에 오르는 것 자체가 몇년은 족히 흘렀을 테고, 더욱이 혼자하는 산행은
태어나 처음이다.
낯선 지역, 낯선 산길...이른 시간임에도 간간히 아래로 하산하는 사람들이
살짝 부럽다.
30여분을 올랐을까, 나의 저질 체력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다.
숨이 가빠지고, 목이 말라온다. 내 자신의 체력에 조금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리할 이유는 없는 산행이었기에 잠깐씩 숨을 돌리기 위해
쉬어준다.
한시간, 이미 땀으로 모자와 티셔츠가 축축하다. 다행히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이 었기에 숲이 햇빛을 가려 덥지 않았던 것,
그리고 간간히 흐는 계속에 손을 담그고, 얼굴을 적실 수 있어서 좋았다.
얼만큼 올라갔을까 깔딱고개와 정상을 표시하는 방향표시가 눈에 띈다.
깔딱고개...난 이미 그 전부터 숨이 깔딱대고 있었는데...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정상으로 가는 과정이기에 피할 수 없었다.
두어번 쉬어 어느 정도 산의 정상이 보이는 듯 싶다.
얼마 전에 설치된 것 같은 계단이 조금 더 편하게 느껴진다. 계단의 끝을
지나 정상으로 향한다.
큰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 조금만 더 가면 정산일 것 같은 예감....
정상을 조금 못가 아이스크림 아저씨를 만난다. 금방 뚜껑울 연 아이스박스
안에서 1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입에 문다.
그리고는 산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서울을 감상한다. 그래봐야 아파트
숲이지만 말이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는 다시 코앞에 정상으로 향했다. 그다지 멀지 않다.
산 정상엔 삼삼오오 모여 산아래를 만끽하는 무리들이 진을 치고 있다.
나 또한 그들과 같은 모습으로 잠깐이지만 배낭을 풀어 휴식을 취했다.
정산은 누군가엔 다시 내려가야하는 목표였고, 또 누군가에겐 지나치는
지점일 뿐, 사람들마다 정상은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 같았다.
땀을 식히고 내려오는 길, 어제부터 통증이 있었던 오른쪽 다리에
통증이 느껴진다. 내려오는 마음이 더욱 바빠진다. 행여 이 산에서 119를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오를 때 보다는 한결 빠르고, 쉬운 하산길이지만 오를 때 보다 더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내가 숨을 헐떡이며 산에 오르듯,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땀흘리며 산에 오른다는 것을...
세상살이는 결코 나에게만 어렵거나,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벼운 통증으로 조심 조심 산을 내려와서는 비록 높은 산은 아니지만
포기하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는 것에 감사하고, 성취감에 상쾌하다.
그렇게 두어시간의 산행을 마감한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오를 것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다.
20090726日. 불암산에 오르다.
'일상,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재의 모습, 非인재의 모습 (0) | 2009/07/29 |
|---|---|
| 미니 하이트, 딱조아!! (0) | 2009/07/28 |
| 불암산 산행_정암사 코스 (2) | 2009/07/26 |
| 세식구의 등교길 (0) | 2009/07/24 |
| 너를 만나면 더 멋지게 살고 싶어진다 (0) | 2009/07/22 |
| 유니세프 사랑의 에코백 캠페인 (0) | 2009/07/1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