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와 산토끼 중 어느 토끼가 더 중요할까? 당연히 집토끼다. 대접을 잘 받은 집토끼는 산토끼에게 집안 자랑을 많이 한다. 샘이 난 산토끼는 집토끼가 부러워 그 집으로 들어온다. 반대로 집에서 대접을 못 받는 집토끼는 집을 뛰쳐나가 산토끼가 된다. 공자님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近者說(근자열) 遠者來(원자래)”란 말이 그것이다. 여기서 說(열)은 기쁘게 할 열이다. 즉,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말이다. 반대로 가까이 있는 사람을 열 받게 하면 그들은 도망간다.
잘 되는 조직은 직원들이 밖에 나가 회사 자랑을 많이 한다. 망하는 조직은 직원들 입을 통해 회사 문제점이 노출된다. 당신은 최근 집토끼를 위해 무엇을 하였는가? 기쁘게 한 일이 많은가, 열 받게 한 일이 많은가? 열 받게 한 일이 많았다면 곧 당신에게도 열 받을 일이 많이 발생할 것이다. 그것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 자리는 위험하다.
사람의 마음을 사는 최선의 길은 베품과 나눔이다. 꼭 돈이 많고 나눌 게 많아야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 주천(酒泉)이란 곳이 있다. 어느 날 한나라 무제가 전쟁을 하느라 고생이 많은 곽거병 장수에게 술 한 병을 하사했다. 곽거병은 “황제가 내린 술 한 병을, 3만 병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 3만 명의 군사를 오아시스에 모으고 “황제가 이 술을 하사했다. 하사한 술을 저 오아시스에 타라”고 지시한 후 모든 병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물은 물이 아니다. 황제가 여러분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내린 술이다. 이 술을 한 잔씩 마시면서 황제 은혜에 감사하라”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병사들은 이내 자기들의 고통과 고향 떠난 마음을 알아준 장군의 마음 읽고 눈물을 흘렸다. 만일 그 술을 혼자 마셨다면 어땠을까? 이 병사들이 마신 것은 단순한 물이 아니다. 감동 그 자체이다.
부하직원을 위해 당신 주머니를 털어 밥을 산 적이 있는가? 명절 선물로 들어온 양주를 독식하지는 않았는가? 밥 한 번 사지 않고 밥 먹듯이 잔소리를 하지는 않았는가? 계속 잔소리 할 일이 늘어나고 성과는 나지 않을 것이다. 직원들은 계속 당신을 열 받 게 할 것이다.
승리하는 조직은 기세가 등등하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우선 분위기를 바꾸어야 한다. 칙칙한 커튼을 활짝 젖히고 문을 열어야 한다. 그 동안의 어둡고 무거운 공기를 바꾸고 부정적인 기운을 긍정적인 기운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개인의 단점보다는 장점에 초점을 맞추고 응징보다는 칭찬과 격려에 힘을 쏟아야 한다. 지시와 통제 대신 질문과 경청으로 무장해야 한다. 채찍을 든 상사가 아니라 그들이 뛸 때 주전자와 수건을 들고 같이 뛰면서 “파이팅”을 외치면서 그들을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 저들을 짜내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대신 저들을 최대한 신나게 만들어야 내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그 핵심이 바로 참여다. 참여하지 않으면 헌신하지 않는다. 참여를 위한 화두는 바로 경청과 질문이다. 기세등등한 조직인지 아닌지는 회의 분위기를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모든 사람이 활발하게 참여해 자기 의견을 얘기하고 웃고 떠든다면 반은 성공한 것이다. 회의가 끝난 후 일할 의욕이 넘치고 회의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그 조직은 거의 성공한 것이다. 만약 회의가 지루하고 짜증나고 서로를 적대시하는 시간이 된다면 그 조직은 위험하다. 상사 혼자 말하고 직원들은 고개를 숙이거나 문자를 보내고 있다면 그 조직은 위험하다.
사람들은 언제 가장 행복할까? 누군가 내 얘기를 열심히 들어줄 때다. 언제 가장 기분이 나쁠까? 상대가 내 얘기를 건성으로 들을 때다. 자기 혼자 얘기하고 나에게는 마이크를 넘기지 않을 때다. 경청은 상대를 존중할 때 나오는 태도다. 그런 면에서 경청은 감성리더가 되기 위한 최고의 도구이다. 경청만 잘 해도 조직의 성과는 배로 올라간다. 리더가 경청하면 많은 정보가 위로 올라온다. 리더가 경청하지 않으면 정보는 차단된다.
경청을 위해서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그들에게 엄청난 해법이 있다고 생각하라, 그들 안에 대단한 정보가 있다고 생각하라, 내 고민거리를 해결해줄 사람은 바로 내 앞에 있는 직원이라고 생각하라. 사실이 그렇다. 그렇게 되면 당신은 그가 하는 말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들을 것이다. 부하직원은 자부심을 갖게 되고 더욱 좋은 얘기를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말을 반으로 줄이고 경청을 배로 늘이면 조직의 생산성은 네 배 올라간다.
혼자 있는 사람은 리더가 아니다. 누군가 추종하는 세력이 있어야 리더다. 간디는 아무 계급장이 없었다. 권력이나 돈도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따랐다. 최악의 리더는 그 사람이 있어야 조직이 움직이는 리더다. 사람들은 그 앞에서 일하는 척 하지만 그 사람이 사라지면 모두가 휴일에 돌입한다. 최상의 리더는 있는 듯 없는 듯 한 리더다. 부하직원이 인식하지 못하는 리더다. 있어도 돌아가고 없어도 돌아가는 리더다. 당신은 어떤 리더인가?
한근태 대표 kthan@ass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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